친한계 의원들 성명서 "권성동 지도부 동반사퇴해야"

이슈앤/ 국민의힘은 10일,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재선출 절차에 돌입했지만 당원 투표 결과 무산됐다. 이에 따라 김문수 후보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격은 즉시 회복됐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사 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한밤의 후보 교체는 사기극이며 당의 전통과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당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저녁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뒤 "오늘 전 당원 투표에서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근소한 차이로 후보 재선출 관련 설문이 부결됐다"고 발표했다.
앞서,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변경해 지명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ARS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로써 국민의힘이 추진한 후보 교체 절차는 중단됐고, 김문수 후보가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김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당원 동지 여러분, 국민 여러분, 감사드린다. 이제 모든것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과 연대하겠다. 국민의힘은 혁신으로 승리의 터전이 되겠다"며 "이제 새롭게 앞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측은 이날 대선 후보 변 경이 무산되자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덕수 후보자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와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단일화를 못 이뤄 안타깝다.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로서 국민의힘은 권성동 원내대표 대행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조경태,배현진 의원 등 16명의 친한계 의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친한계 의원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지난 새벽 임시기구인 비대위가 당 대선 후보를 일방적 교체한 것은 절차적 하자가 분명한 잘못된 결정" 이라고 지적하며 "결국 당원들의 반대로 비대위의 후보교체 결정이 부결된 것은 우리당의 상식이 살아 있다는 걸 보여준 의미 있는 결론"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문수 후보는 경선기간 내내 본인이 공언했던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많은 당원들의 신뢰를 저버렸다" 며 "하지만 이를 이유로 후보를 기습 교체한 것은 정당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가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을 박탈한 순간 경선이 원천 무력화 된 것이며, 관련법에 따라 그 즉시 모든 당원에게 다시 대선 후보에 나설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새벽 3시부터 4시, 단 1시간 동안만 후보 신청을 받아 30여 종의 서류를 미리 준비했던 한덕수 후보만 접수할 수 있게 하는 편법을 동원, 당원들의 피선거권을 침탈했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선출되지 않은 임시체제인 비대위가 후보를 교체하는 월권적 행위를 한것은 애초부터 정치적 정당성을 얻기 어려운 일이었다. 당원 투표를 통해 이 또한 입증 됐다"고 강조했다.
친한계 의원들은 "비대위는 무리한 결정으로 당원과 지지자에게 큰 실망과 상처를 줬고, 무엇보다 대선에 큰 악재를 만들었다"며 "이 책임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되기 힘들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의 사퇴만으로는 그 책임을 다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에 깊이 관여해 온 권성동 원내지도부의 동반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당은 신속하게 당을 재정비해 24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재건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슈앤 = 최문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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