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내 민주주의,
완전 상향식 공천,
강력한 단일 지도체제를 중심으로 한 개혁
국민의힘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어떤 여론조사는 겨우 10%대 지지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거의 와해 단계이다. 반복되는 선거 패배, 민심과의 괴리, 계파 갈등은 단순한 일과성 문제가 아니다. 당의 뿌리부터 다시 정비하지 않는다면,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체성과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계엄과 부정선거의 늪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여기서 헤어나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존재의 의미가 없다.
이런 극한의 어려움에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들을 극복하고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래야 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세 가지를 중심으로 해법을 제시하고 한다. 첫째 실질적 당내 민주주의의 실현, 둘째 완전한 상향식 공천의 정착, 그리고 강력한 단일 지도체제의 구축을 제안한다.
1. 당내 민주주의의 실천
당원은 곧 한 정당의 힘이다. 국민의힘은 현재 약 500만 명에 가까운 당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원 수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정당이다. 그 중에서도 책임당원은 약 1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은 당대표 선거, 최고위원 선거, 공천 과정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 방대한 당원 기반이 정당 운영에 실질적으로 반영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진정한 당내 민주주의는 단순히 투표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 구조, 예를 들면 주요 정책의 방향 설정, 선거 공약의 결정, 공천 규칙의 개정 등에 당원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정을 제안한다. 우선 전국단위 온라인 정책투표를 통해 당원 다수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별 당원 공청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의무적 쿼럼제(Qurum : 아주 중요한 결정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을 정함)를 도입해 정책결정 시 일정 비율 이상의 당원 참여를 보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당원 발의제도를 신설해서 일정 수 이상의 당원이 공동 발의할 경우 최고위 안건으로 자동 상정되도록 하는 제도도 적극 수용해야 한다.
당원은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의 주머니 속 공깃돌이 아니다. 당원을 의식없는 동원대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지금 국민의힘은 거대한 당원 수를 ‘동원용’으로만 바라보는 한계를 넘어야 한다. 당원의 참여는 ‘장식’이 아니라 정당의 민주적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간’이어야 한다. 당원을 기반으로 하는 당내 민주주의 실천을 해야 국민의 힘이 당원의 지지를 회복하고 국민의 지지를 다시 찾을 수 있는 출발점이다.
2. 내년 지방선거, 단 한 곳의 예외 없는 완전 상향식 공천 실시
한국정당에서 첫 번째 개혁 대상은 공천이다. 선출직에 출마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공천은 지금까지 특정 권력자 혹은 세력의 전유물이 되었다. 공천은 정당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과정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중앙 권력이 주도하는 하향식 공천으로 일관해 왔다. 이른바 '전략공천'이라는 이름 아래 민심과 괴리된 후보를 내세워 지역 민심의 반감을 자초해왔다. 이는 단지 선거에서의 패배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정당 전체의 신뢰도와 연결된다.
2026년 6월로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1년도 채 남지 았다. 국민의힘이 상향식 공천을 제도화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 기회에 단 한 곳의 예외도 없이 완전한 상향식 공천을 실시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스스로 정치적 혁신을 입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무다. 달라진 국민의힘을 보여줘야 한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 지역 100% 경선 원칙으로 하고 전략공천은 전면 폐지한다. 둘째,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방식 적용 비율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셋째, 공천관리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및 공천 전 과정 실명화한다. 넷째, 부적격자 사전 검증 기준의 명문화 및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완전 상향식 공천은 지역 민심의 완전한 반영이다. 중앙당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정당 개혁의 기본이다. 완전 상향식 공천은 지역 당원의 주권 회복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이 진정 민심을 두려워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가 있다면, 공천부터 민심에 맡겨야 한다. 공천과정이 변해야 당이 바뀐다. 그래야 당원과 국민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
3. 강력한 단일 지도체제의 구축
지금은 강력한 단일지도체제가 요구되는 때이다. 국민의힘은 반복적으로 집단지도체제의 한계를 경험해왔다. 내부 분열, 책임 회피, 중요한 결정 지연 등은 모두가 집단지도체제에서 발생한 고질적 문제였다. 위기의 시대에 정당은 분명하고 책임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강력한 단일 지도체제는 분열된 당을 하나로 통합한다. 단일지도체제만이 개혁을 밀어붙일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누가’ 단일 지도자가 되어야 하느냐다. 단일 지도체제는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만큼, 그 지도자의 자질과 비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만큼 리더십의 중요하다. 다음 세 가지를 갖춘 인물이어야 강력한 단일 지도체제를 이끌 수 있다:
단일지도 체제는 첫째, 강력한 야당성이 요구된다. 지도자는 권력에 기생하거나 눈치 보는 인물이 아니라, 독단적 권력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와 결기를 지닌 인물이어야 한다. 진정한 보수는 권력에 굴종하지 않는다. 잘못된 권력을 향해 단호히 맞서고, 국민 편에 서서 투쟁할 수 있는 ‘야당의 DNA’를 지닌 인물이 필요하다.
둘째, 깊이 뿌리내린 민주주의적 의식의 소유자여야 한다, 단일 지도체제가 자칫 독단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 지도자 스스로가 민주주의를 내면화한 사람이어야 한다. 당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당내 소통과 토론을 존중하며, 자신과 다른 의견도 포용할 줄 아는 그릇이 필요하다. 정치적 관용을 겸비한 지도자여야 한다. 권력을 행사하되,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자율적 지도자, 이것이 핵심이다.
셋째,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적 리더십이어야 한다. 지도자는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자기 정치나 개인적 명예는 버리고, 당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치가 명예가 아닌 ‘책임’이라는 사실을 아는 인물만이 단일 지도체제를 이끌 자격이 있다.
강력한 단일 지도체제는 혁신의 엔진이다. 하지만 그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원칙, 민주적 자질, 국민에 대한 책임감이 함께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일 지도체제는 또 다른 독선과 폐해로 전락할 수 있다. 강력한 단일 지도체제가 ‘독주 체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당대표가 모든 권한을 독점하는 구조는 또 다른 폐해를 낳는다. 따라서 단일 지도체제 하에서도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집행 과정에 대한 당내 검증 시스템은 동시에 강화되어야 한다.
지금 국민의힘이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당원 중심의 민주주의, 예외 없는 상향식 공천, 책임과 헌신을 겸비한 강력한 리더십. 이 세 가지가 국민의힘을 다시 세울 개혁의 3대 축이다. 국민은 진짜 변화를 원하고 있다. 혁신 없이 생존은 없다. 변화 없이 미래도 없다.
국민의힘이 진정한 보수정당으로 다시 서기 위해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보수, 즉 민주적인 보수, 국민 속의 보수, 책임지는 보수로 탈바꿈해야 한다. 이 세 가지 개혁과제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임을 자각해야 한다. 내 살 가죽을 스스로 벗기는 고통스러운 혁신 없이는 생존도 없다. 고통없는 변화 없이는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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