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 대한상의는 14일 대한상의 회관에서 새로운 성장 시리즈(3) <새정부 규제개혁 방향은>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송승헌 맥킨지앤드컴퍼니 한국오피스 대표는 "한국 경제가 지난 20여 년간 새로운 성장을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간판기업의 부진 뿐 아니라 벤처기업에 투자되는 자본·인력·혁신도 지지부진하고 서비스업, 자영업, 중소기업도 낮은 노동생산성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저성장의 원인으로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기 어려운 경직된 환경을 꼽았다.
그는 “대내외 환경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대지만 현행 규제는 지나치게 일률적이고 유연성이 떨어진다”며 “한번 만들어진 규제는 대부분 강화되기만 하고 기업들이 변화에 맞춰 전략을 조정하기 어렵다 보니 결국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새로운 성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 규제 실패를 인정하고 가장 큰 걸림돌을 먼저 치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수백 가지 규제를 하나씩 손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본시장 규제, 노동규제, 벤처투자 규제처럼 기업하려는 의지를 제약하는 핵심 규제부터 집중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규제는 만들어질 당시 나름의 타당한 배경이 있었겠지만 오늘날에는 대기업, 해외 기업, 국내외 투자자, 벤처 창업가 등 모두에게 혁신과 도전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며 “이는 이념이 아니라 실행의 문제인 만큼 성장과 분배, 좌우의 선택이 아닌 장기적 안목에서 사회 전체가 감내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메가 샌드박스 식으로 먼저 테스트를 해보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지금 우리가 마주한 규제는 논의에만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선 테스트 후 실행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대한상의는 최근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책자를 통해 "리소스가 많이 들어 전국의 규제를 다 풀 필요는 없으며 시범적으로 규제를 풀어보고 그 효과를 검증해 가며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추진하자"고 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최해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리스크 기반 규제와 AI 샌드박스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전주기적 리스크를 고려한 규제 설계가 필요하고 민간 인증과 학계 평가를 연계한 체계가 요구된다”며 “AI와 같은 첨단 신산업 규제를 설계할 때 단일 법률이 아닌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접근해 기술친화적이고 신뢰가능한 유연한 규제체계를 수립하고 개인정보에 대해서도 얼마나 완화해야 할지에 대한 실험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파격적인 규제개혁을 위해 국정기획위원회, 중앙정부, 지자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시기”라며 “규제혁신이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 내고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내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국가균형발전, 출생률 제고 등이 이루어지는 강한 선순환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조배숙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비롯해 정병규 국조실 규제혁신기획관, 최지영 스타트업포럼 상임이사, 이혁우 배재대 교수, 최해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 등이 토론패널로 참석해 규제혁신 성공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슈앤 = 민동숙 기자]
[저작권자ⓒ 이슈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