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 대학 입시 시즌이 다가오면 많은 학생과 부모가 전공 선택 때문에 깊이 고민한다. 수능을 치르고 정시 지원을 앞둔 시기에는 "혹시 잘못된 학과를 선택해서 후회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커진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면 자녀의 사주팔자를 보며 진로 방향을 미리 점검하려는 부모들이 많이 찾아온다.
사주팔자, 즉 네 기둥의 여덟 글자에는 음양오행의 흐름과 배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흐름을 꼼꼼히 살펴보면 어떤 기질이 강한지, 또 어떤 환경에서 능력이 가장 자연스럽게 발휘되는지를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주명리학이 개개인이 갖고 있는 성향과 개인적 특징 그리고 그에 알맞은 적성과 진로를 찾는 기본 원리다.
전통적인 기준으로 오행별 적성을 간단히 살펴보자.
나무(木) 기운이 강한 사람은 교육, 예술, 연구, 창작처럼 성장과 확장의 기운이 필요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불(火) 기운이 강하면 열정, 표현력, 속도감이 살아 있어 미디어, 전시, 공연, 요리, 전문강사처럼 활동적인 직종과 궁합이 좋다.
흙(土)은 안정, 관리, 운영 능력이 뛰어나 행정, 부동산, 건설, 교육관리 같은 분야에 잘 연결된다. 쇠(金) 기운은 결단력, 정확성, 규율의 힘이 강해 금융, 회계, 세무, 군·경찰, 법조, 감사, 의료계통 등 명확한 기준과 구조가 있는 곳에서 능력을 발휘하기 쉽다.
마지막으로 물(水) 기운은 유연하고 깊은 사고력이 특징이라 분석력, 기획력, 판단력이 필요한 연구, 상담, 데이터 활용, 기획, 분석, 전문 컨설팅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한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찾아온 적이 있다. 수능을 끝내고 정시 모집을 준비하던 때였다. 아들은 "어떤 과가 저에게 맞을까요?"라며 불안해했고, 어머니는 혹시 잘못된 선택 때문에 아들이 대학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까 봐 염려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주를 통해 이 아이가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힘을 쓸 수 있는 방향을 확인하고 싶다며 상담을 요청했다.
사주를 자세히 살펴보니, 이 학생은 쇠(金)의 기운이 매우 강하고, 나무(木)를 수확하는 구조가 아주 뚜렷했다.
쇠 기운이 강조된 구성은 규율, 정확성, 분석력, 결단력을 중요시하며, 명확한 결과와 기준이 있는 환경에서 잠재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특징이 있다.
반대로 나무의 자유로운 창의성은 쇠의 기운에 의해 다소 억제될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지지 않은 열린 주제나 추상적인 탐구보다는 명확한 규칙과 목표가 있을 때 훨씬 안정적으로 실력을 발휘하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나는 금융, 회계, 세무, 국제경영, 법·행정, 군·경찰, 공기업 운영 직렬처럼 '쇠(金)의 성질'이 강조되는 계열을 중심으로 학과를 선택해 보라고 조언했다.
학생 역시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다고 느꼈는지, 정시 지원 시에 이 방향을 중심으로 학과 리스트를 정리했다.
그 결과는 정말 긍정적이었다.
학생은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고, 어머니를 통해 "전공이 너무 잘 맞아서 공부가 훨씬 편안하고 즐겁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이후에도 전공 성적이 꾸준히 우수했고, 국제 금융 분야에 흥미를 느껴 결국 해외로 유학까지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내왔다.
사주가 보여주는 기질과 진로 방향이 실제 삶의 흐름과 자연스럽게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였다.
물론 사주가 운명을 완전히 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사주는 내가 타고난 성향과 나아갈 방향을 비교적 명확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지도'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주를 참고 자료로 활용하되, 본인의 흥미와 실제 경험을 반드시 함께 고려해서 전공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해야만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신에게 딱 맞는 길을 훨씬 더 편안하고 즐겁게 걸어갈 수 있다.
결국 자신의 흐름을 이해하고 적절한 전공을 선택하는 일은 단순히 '어디를 가야 할까?'를 정하는 것 이상이다.
'어떤 환경에 있어야 나만의 힘을 가장 자연스럽게 펼칠 수 있을까?'를 찾는 과정인 셈이다. 그런 면에서 사주라는 도구는 때로는 정말 유용한 나침반이 되어준다.
[이슈앤 = 혼계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이슈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