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국회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서울 노원병)은 11일(금)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무역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금융 지원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실질적인 금융 지원 의사가 확인되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9월 20일, 우리 정부는 체코 정책금융기관(NRB,CEB,EFGAP)과 공동 금융 지원 프로젝트 발굴 및 양국간 무역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직접 참석함으로써 체코와의 강한 협력 의지가 부각되었다.
그러나 이번 MOU에 대해 한국의 공적 자금을 통해 저금리 장기 대출로 원전 건설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체코 정부가 원전 2기 건설에 예상한 비용은 150억 유로로, 이는 체코 국가 예산의 17.3%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체코는 애초에 원전 4기를 건설하려 했으나, 현재까지 유럽위원회(EC)로부터 1기 건설에 대한 대출 승인만 받았으며, 나머지 3기의 자금 조달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9년 이명박 정부가 UAE 바라카 원전에 25억 달러를 대출한 사례처럼 적자 수출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려는 곧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체코 정부에 금융 지원 의향서를 제출한 사실이 밝혀졌고, 무역보험공단 출장 보고서를 통해 공사가 ECA 금융을 통해 장기·거액·저리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며 금융 지원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정부와 무역보험공사는 MOU 내용 중 원전 사업 지원 관련 내용이 없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김성환 의원은 무역보험공사 사장에게 “MOU 중 ‘협력 적격 프로젝트’ 체결 항목에서 언급된 ‘Alternative’라는 용어가 원전을 의미하지 않는다면 무엇이냐”며 따져 물었다.
실제 ’Alternative‘은 국제적으로 잘 통용되지 않는 용어다. 한국 역시 과거 에너지 프로젝트 협력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MOU 체결에서도 재생에너지(Renewable)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으며, 대체에너지(Alternative)를 사용한 전례가 없다.
이에 대해 김성환 의원은 “MOU에서 전략적으로 대체에너지(Alternative)라는 단어를 사용해 원전 포함 가능성을 숨기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환 의원은 “대체에너지(Alternative)에 저탄소 에너지인 원전이 포함되는 것이 맞다면, 정부의 ’체코 원전에 대한 금융지원이 없다‘는 산업부 주장에 전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무역보험공사 사장을 향해 “MOU에 원전 지원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발언에 책임질 수 있느냐”고 추긍했다.
이어 김성환 의원은 이번 MOU 초안을 작성한 수출입 은행의 서면 답변서를 제시하며 “’대체에너지(Alternative)에 원전이 포함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며 “원전 지원에 관한 내용은 없다고 주장하던 무보는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해당 MOU가 비구속적 의향서이자 관례상 제출에 불과한 종이 쪼가리라면, 왜 대통령이 그 먼 체코까지 간 것이냐”며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체코의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원전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한 추가 금융 지원이 불가피해 보이며, 이는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슈앤 배정순 기자 js59541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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