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 명(命)과 운(運), 그리고 나침반
필진 소개
* 현담 (玄談)
깊은 통찰력으로 운명의 *근본 원리(設計圖)*를 논하며, 독자들에게 *인생의 길*을 열어줍니다.
* 혼계 (昏鷄)
해 질 녘의 닭처럼, 혼란 속에서 *결정적인 때(타이밍)*를 포착하고 운명의 갈림길을 명료하게 짚어줍니다.
* 본 칼럼은 운명의 근본 원리(玄談)를 탐구하고, 그 원리가 현실에서 발현되는 극적인 순간(昏鷄)을 찾아내는 필진 현담과 혼계의 공동 기고입니다.
[칼럼] 삶의 나침반을 찾다: 절망 끝에서 만난 운명 사용 설명서
1. 노력은 왜 배신하는가
사주(四柱)는 태어난 연·월·일·시의 기운을 읽는 해석 도구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태어난 ‘계절의 기운’을 중요하게 본다.
겨울의 기운은 저장과 준비, 여름의 기운은 성장과 확장의 의미를 가진다.
이 기본 원리를 이해하면 왜 어떤 사람은 같은 노력을 해도 막히는지 설명할 수 있다.
가구 사업을 하던 김 사장은 이 원리를 모르고 살았다. 10년 동안 세 번의 폐업을 겪었고 남은 것은 빚뿐이었다. 누구보다 성실했지만 결과는 늘 냉혹했다. 지인의 소개로 필자를 찾아온 그는 “왜 나는 노력하는데도 실패만 반복하는가”라고 물었다.
사주를 살피고 나는 조용히 말했다.
“김 사장님은 씨앗을 묻고 다듬는 겨울의 기운을 타고났습니다. 그런데 늘 여름의 방식으로만 일을 해 오셨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자신이 가진 계절의 성향을 고려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의 실패는 운명 때문이 아니라 기운과 방식의 불일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2. 돈보다 먼저 ‘나의 무대’를 세우라
계절의 기운을 이해하자 그동안의 실패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저는 원래 돈을 벌기 어려운 운명입니까?”
나는 사주적 관점에서 분명히 말했다.
“돈은 결과입니다. 먼저, 기운이 머물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사주에서 김 사장에게 중요한 역할은 ‘공간을 지키고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었다.
그래서 나는 빠른 확장을 멈추고, 작은 규모라도 공간과 토대를 다루는 일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가구 사업을 접고 소형 원룸 중개업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겉으로는 초라해 보였지만 이 일은 그의 기운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조급함을 내려놓자 마음이 편안해졌고, 막혀 있던 흐름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3. 운은 스위치다: 잠재력을 깨우는 기점
토대가 안정되자 나는 마지막 조언을 전했다.
“김 사장님은 타고난 기획력과 실행력을 가진 분입니다. 다만 이 능력은 운(運)의 시점을 만날 때 비로소 힘을 씁니다.”
사주에서 말하는 ‘운’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주는 힘이 아니다.
이미 설계도 안에 존재하는 능력에 전원을 넣어주는 스위치에 가깝다.
나는 그 스위치가 2년 후 켜질 것이라 말하며, 그때를 대비해 지식과 인맥을 차근히 쌓으라고 조언했다.
2년 뒤, 예고한 흐름이 도래했다.
그는 원룸 중개업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공간 기획과 컨설팅을 결합한 새로운 사업을 출범시켰다.
기운과 운의 시점이 맞물리며 잠재력이 현실에서 드러난 순간이었다.
4. 운명 사용 설명서
사주가 말하는 운명은 정해진 숙명이 아니다.
자신이 어떤 계절의 사람인지 이해하고, 그 기운이 머물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능력을 다듬어 두었다가 운의 스위치가 켜질 때 행동하는 과정이다.
사주는 묻는다.
“당신은 지금, 당신의 계절에 맞게 살고 있는가.”
운명은 바뀔 수 있다.
다만 자신의 설계도를 올바르게 읽고 그에 맞게 움직일 때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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